오늘은 제 책상 위에 항상 올려져 있는 덱 이야기예요. 거미베어 타로(Gummy Bear Tarot)예요. 이름 그대로 곰젤리가 등장인물로 그려진 78장 풀 타로 덱이에요. 인터넷에서 유튜브 영상으로 처음 보고 끌려서 샀는데, 그 후로 제 일상에 가장 가까이 자리 잡은 덱이 됐어요.
박스에 0번 바보가 그려져 있어요
먼저 박스 이야기부터요. 이 덱은 틴 케이스(tin case)에 들어 있어요. 종이 박스가 아니라 작은 메탈 캔에 들어 있어서 가지고 다니기 좋아요. 노란 바탕에 파란 테두리, 그리고 가운데에 광대 모자를 쓴 초록 곰젤리가 그려져 있어요. 한 손에는 막대에 짐 보따리를 매고, 다른 손에는 파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산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에요.
이 그림이 의미가 있어요. 0번 바보(The Fool) 카드의 곰젤리 버전이거든요. 라이더 웨이트의 0번 바보가 하얀 장미를 들고 절벽 끝에 서 있는 청년이라면, 이 덱의 0번 바보는 광대 모자를 쓴 초록 곰젤리가 산을 향해 걷고 있어요. 처음 박스를 봤을 때 저는 “어, 이 덱이 본인 표지에 0번 바보를 박아놨네” 하고 살짝 웃었어요. 다른 글에서 적었듯이 0번 바보는 여정의 시작이잖아요. 이 덱을 만나는 누구든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로 읽혔어요.
인터타로에서 샀어요
이 덱은 미국 U.S. Games Systems 출판사에서 2005년에 첫 출간한 덱이에요. 한국에서는 정식 한글 가이드북이 따로 동봉되어 있지는 않아서 영문 가이드북이 들어 있어요. 다행히 그림이 라이더 웨이트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서 가이드북 없이도 카드 의미를 짐작할 수 있어요.
저는 이 덱을 인터타로에서 샀어요. 인터타로는 한국에서 타로 덱을 구할 때 자주 이용되는 사이트예요. 다양한 외국 덱들을 한국에서 받아볼 수 있어서 입문자분들도 한 번 들여다보시면 좋아요. 거미베어 타로를 비롯해서 여러 흥미로운 덱들이 있더라고요.
78장 풀덱이고 라이더 웨이트 그대로예요

구성은 일반 타로와 같아요. 메이저 22장 + 마이너 56장 = 총 78장이에요. 라이더 웨이트(RWS) 시스템을 거의 그대로 따라요. 1번 마법사는 곰젤리가 막대를 들고 있고, 6번 연인은 두 곰젤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어요. 마이너 카드도 슈트 구분이 살아 있어요. 완드, 컵, 검, 펜타클이 다 있어요.
그림 결은 크레용으로 그린 만화 같은 느낌이에요. 단순하고 밝은 색감인데, 의미는 또렷해요. RWS의 핵심 상징을 다 살리면서도 곰젤리 버전으로 변환된 거라, 라이더 웨이트를 공부하신 분이라면 처음 보셔도 카드 의미가 바로 와닿아요.
귀여운 그림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이 덱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귀여운 그림이에요. 카드를 펼치는 순간 기분이 살짝 좋아져요. 곰젤리들이 각자 막대를 들고, 컵을 들고,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 진짜 귀엽거든요. 일상에서 카드를 만지는 시간이 조금 더 다정해지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귀여운 그림이 의외로 큰 효용이 있어요. 무거운 카드도 부드럽게 보이거든요. 라이더 웨이트의 13번 죽음 카드는 해골 기사가 말 타고 있는 그림이라 처음 보면 살짝 무서워요. 16번 탑 카드는 번개에 맞아 무너지는 탑에서 사람이 떨어지는 그림이고요. 입문자분들이 “와, 이 카드 너무 무서워” 하시는 카드들이에요.
근데 거미베어 타로에서는 이런 카드들도 곰젤리로 표현되니까 부담이 줄어들어요. 죽음 카드도 곰젤리고, 탑 카드도 곰젤리거든요. 카드의 의미는 그대로지만 시각적 무게감이 한참 가벼워져요. 진짜 무서운 메시지의 카드를 받았을 때, 그림이 부드러우면 메시지를 받아들이기 더 편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덱을 가벼운 자점에도 자주쓰고, 지인들한테도 자주 봐줘요. 귀여운 카드에 눈을 반짝이는 지인들과 내담자들을 보면 ‘역시 귀여운게 짱이야’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카드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귀여움입니다! 귀여워요!
작아서 셔플도 좋고 스프레드도 잘 돼요
이 덱의 또 다른 강점은 크기예요. 포켓 사이즈예요. 일반 타로 덱보다 한 사이즈 작아서 손에 쏙 들어와요. 그래서 손이 작은 저 같은 사람도 셔플하기 정말 편해요.
저는 다른 글에서도 짚은 적이 있어요. 손이 작아서 큰 덱은 셔플할 때 살짝 부담돼요. 그런 면에서 거미베어 타로는 진짜 자주 손이 가는 덱이에요. 미끄럽지 않고 셔플감이 좋아요.
그리고 사이즈가 작으니까 스프레드도 잘 펴져요. 큰 덱은 카드 한 장 한 장이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켈틱 크로스 같은 10장 스프레드를 펼치면 책상이 꽉 차요. 근데 거미베어 타로는 작아서 같은 자리에 더 많은 카드를 펼칠 수 있어요. 3장 스프레드도 답답하지 않게 펴지고, 켈틱도 깔끔하게 자리 잡아요. 이게 의외로 큰 차이예요. 다른 덱 글에서 “스프레드가 예쁘게 안 펼쳐진다”고 적었던 적이 있는데, 거미베어 타로는 그 반대예요.
틴 케이스에 들어 있어서 보관도 편해요. 일반 종이 박스는 시간이 지나면 모서리가 닳거나 찢어지기도 하는데, 메탈 케이스는 그런 걱정이 없어요. 책상 위에 두고 가끔 꺼내 쓰기 정말 좋은 구조예요.
저한테는 일상의 작은 친구예요
그래서 거미베어 타로는 제 책상 위에 항상 올라와 있는 덱이에요. 어떤 덱들은 옷장에 보관해두고 가끔 꺼내요. 근데 이 덱은 늘 손 닿는 자리에 있어요. 작업하다가 잠깐 쉬고 싶을 때, 또는 오늘의 결을 한 번 봐보고 싶을 때, 한 손으로 톡 집어서 한 장 뽑을 수 있는 거리에요.
거창한 덱이 아니에요. 깊은 영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거나 정통 신비주의의 결을 따른 덱은 아니에요. 그냥 귀여운 곰젤리들이 라이더 웨이트의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덱이에요. 근데 그 가벼움이 일상에는 가장 잘 어울려요. 매일같이 깊은 명상의 결로 카드를 펼치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우리 대부분은 가볍게 들여다보고 살짝 웃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원해요. 거미베어 타로가 딱 그 결이에요.
이런 분께 추천드려요
이 덱은 누구한테 잘 맞을까요. 저는 이렇게 정리해드리고 싶어요.
첫째, 손이 작거나 셔플이 부담스러우신 분이에요. 포켓 사이즈라 손에 편하고, 광택 없는 매트라 셔플감이 좋아요. 스프레드도 자리 차지 적게 펴져서 좋고요.
둘째, 가벼운 자점에 쓸 덱이 필요하신 분이에요. 진지한 상담용 덱은 따로 두시고, 일상의 작은 카드 한 장으로 쓸 덱이 필요하시면 좋아요.
셋째, 라이더 웨이트의 무거운 그림이 부담스러우셨던 입문자분이에요. 같은 의미를 곰젤리 버전으로 받으면 진입 장벽이 낮아져요.
넷째, 덱을 가지고 다니고 싶으신 분이에요. 틴 케이스라 가방에 넣고 다니기 편해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카드 한 장 뽑기도 좋고요.
저처럼 책상 위 메인 덱으로 쓰시는 분도 있을 거고, 가끔만 꺼내 쓰시는 분도 있을 거예요. 어느 쪽이든 가지고 있으면 일상이 귀여움으로 더 가득찬 느낌이라 기분이 좋아요. 후훗.
본 글은 제가 개인적으로 구입하고 사용한 덱에 대한 사용 경험을 공유한 것이며, 특정 제품이나 판매처의 구매를 권유하거나 제휴 링크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덱에 대한 평가는 제 개인적 사용 환경에서의 견해이며, 손 크기나 셔플 방식에 따라 사용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전문적인 심리 상담이나 정신 건강 서비스를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