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입문자에게 권하는 책 세 권 (A Tarot Reading List for Beginners)

지난 글에서 타로 입문 덱으로 유니버셜 웨이트를 권했잖아요. 그럼 자연스럽게 “책은 뭘 보면 좋냐”는 얘기가 따라와요. 오늘은 제가 실제로 읽으면서 도움 받은 세 권을 난이도 순서대로 소개할게요. 이 세 권이면 타로 기초부터 깊이까지 전부 커버돼요.

가장 먼저: 『내 타로는 내가 본다』 — 정회도

타로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이 책부터 시작하세요. 가장 쉽고, 가장 친근해요. 저자 정회도 선생님은 유튜브 채널 ‘타로마스터 정회도’로 유명한 분이에요. 수십만 구독자한테 매 영상 끝에 “잘될 운명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걸로도 알려져 있죠.

이 책의 매력은 스토리텔링 형식이라는 점이에요. 78장 카드의 의미를 딱딱한 키워드 나열이 아니라, 한 장 한 장 이야기하듯 풀어가거든요. “쉽다, 재미있다, 술술 읽힌다”는 리뷰가 많은 데는 이유가 있어요. 그리고 제가 이 책을 더 좋아하는 이유가 하나 있는데, 책 첫 장부터 칼 융(Carl Jung)의 원형 이야기로 시작해요. 지난 글에서 타로 상징이 융의 원형과 맞닿아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정회도 선생님도 같은 지점에서 출발하시더라고요. 심리학적 관점에서 타로를 이해하고 싶은 분한테는 이 접근이 특히 잘 맞아요.

책 뒷부분에는 3장 배열법, 6장 배열법, 지인천(地人天) 배열법 같은 실전 스프레드도 나와서, 책 읽으면서 바로 카드 뽑아보면서 따라가기 좋아요. 어떤 리뷰어분은 연습용 타로 2천 원짜리 사서 책 보면서 한 장씩 뽑아본다고 하시던데, 이게 딱 이 책의 활용법이에요.

단점도 짚고 가면, 이 책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진 않아요. 본격적으로 공부하려면 다음 책이 필요해요.

그다음: 『타로카드 비밀의 문』 — 신종민

정회도 책으로 흥미가 붙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구조를 잡을 차례예요. 『타로카드 비밀의 문』은 한국어로 쓰인 타로 책 중에서 이론 체계를 가장 깊게 다루는 책이에요. 저자 신종민 선생님은 동양 역학(사주, 주역)과 서양 역학(타로, 점성학)을 같이 다루시는 분이라, 타로를 수비학(數秘學, Numerology)이랑 4원소(물·불·흙·공기)로 엮어서 설명해요.

대부분 타로 책이 메이저 아르카나 스물두 장, 마이너 아르카나 쉰여섯 장, 이분법으로 설명하는데, 이 책은 메이저 / 마이너 / 코트 카드 세 범주로 나눠서 풀어요. 코트 카드(Court Cards)는 마이너 아르카나 중 인물이 그려진 열여섯 장 — 페이지, 나이트, 퀸, 킹 — 을 말하는데, 이걸 별도 범주로 다루는 관점이 초보한테 의외로 도움돼요. 코트 카드는 해석이 까다로워서, 처음부터 따로 구분해두면 덜 혼란스럽거든요.

이 책을 권하는 또 다른 이유는 KBS미디어 온라인평생교육원(kbselife.com)에서 이 책 기반 동영상 강의를 같이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책만 보면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강의가 있으면 진도 빼기가 수월해요.

단점도 있어요. 저자의 주관적 해석이 꽤 강하게 들어가 있거든요. 이 책에 대해서 “저자의 주관적 추론이 많다”는 의견이 있는데,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해요.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는 “이 분은 이렇게 보시는구나” 하는 관점으로 받아들이면서, 나중에 다른 책이랑 교차 검증하는 게 좋아요. 그래도 본격 입문서로는 이만한 게 없다고 생각해요.

더 깊게: 『타로의 그림열쇠』 — 아서 에드워드 웨이트

앞 두 권으로 기초가 잡혔다면, 이제 본류로 들어갈 차례예요. 첫 글에서 라이더 웨이트 덱 만든 A. E. Waite 얘기를 했잖아요. 그 분이 직접 쓴 해설서가 바로 이 책이에요. 원제는 The Pictorial Key to the Tarot. 라이더 웨이트 덱의 공동 제작자가 자기 덱에 대해 직접 쓴 책이니까, 타로 공부하는 사람한테는 사실상 원전이에요. 한국어판은 2024년 8월 기준 제6판까지 나와 있고, 번역자 주석이랑 해설이 풍부해요.

근데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이 책은 입문 첫 책으로는 어려워요. 뭔가 옛날 책 같은 느낌이 남아 있거든요. 1909년에 쓰인 책이니까 실제로 옛날 책이 맞고요. 문체가 예스럽고, 신비주의, 카발라(Kabbalah), 연금술(Alchemy), 장미십자회(Rosicrucian) 같은 배경 지식이 없으면 읽다가 자꾸 막혀요. 저도 그렇게 느꼈지만, 이 책을 보신 많은 분들이 ‘초보가 보기에는 어렵다’고들 하시거든요.

그래서 이 책은 앞 두 권으로 기초를 잡은 다음에 보시는 걸 권해요. 처음부터 이 책으로 시작하면 열에 아홉은 몇 페이지 못 넘기고 덮어요. 근데 기초 잡힌 상태에서 읽으면, “아 웨이트 본인은 이 카드를 이렇게 생각했구나” 하는 해석의 원점이 잡혀요. 시중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해석의 출처가 결국 이 책인 경우가 많거든요.

책은 크고 두꺼워요. 518페이지고, 흑백이에요. 책상에 두고 한 챕터씩 천천히 파는 책이에요. 가볍게 훑는 책이 아니에요.

그래서 어떻게 읽어요

한 줄로 정리할게요. 흥미로 접하고 싶으면 『내 타로는 내가 본다』,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으면 『타로카드 비밀의 문』, 그러고 나서 더 깊게 알고 싶으면 『타로의 그림열쇠』로 가세요. 앞의 두 권 중 한 권만 제대로 읽어도 타로 기초는 잡혀요. 그림열쇠는 진짜로 깊이 가고 싶은 분들한테 권하는 책이에요.

그리고 중요한 게 하나 있어요.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사지 마세요.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구입하면 뭐 부터 봐야할지 모르겠고, 이거저거 손대다가 아무것도 안하게 될 수 있거든요. 저도 타로 입문할 때 이 책 저 책 사다가 어느 것도 제대로 못 읽은 시기가 있었어요. 한 권을 끝까지 보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게 훨씬 남는 게 많아요.

더 솔직히 말하면, 책 사기 전에 덱 한 벌이랑 친해지는 게 먼저예요. 매일 한 장씩 뽑아보고, 그 카드가 오늘 나한테 어떻게 들어오는지 느껴보는 시간 없이 책부터 파면, 책 속 설명이 머릿속에 잘 안 들어와요. 덱이랑 조금 친해진 다음에 책을 펴야, “아 이 카드가 이런 의미였구나”가 진짜로 와닿아요.

그래서 저는 언제나 덱 → 책 → 실전 순서를 권해요. 책은 이 세 권이면 충분해요.

그리고 유튜브에 나오는 팁들도 좋지만, 그 전에 덱과 친해지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아는 타로마스터 분께서도 유튜브에 나온것도 보면 좋지만, 타로 리딩이 각자 달라서 초보자가 보면 헷갈린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느정도 덱과 친해지고 나서, 기초 책으로 기초를 뗀 다음에 유튜브를 보시면서 ‘아 이 사람의 해석은 이렇구나’, ‘이 사람은 리딩을 이렇게 하네?’를 느껴보시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본 글은 제가 실제로 읽은 책에 대한 개인 감상과 추천이며, 출판사나 저자와 아무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구매 링크나 제휴 링크도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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